소매금융 철수 앞둔 씨티은행…통매각 최우선 추진
통매각·분리매각·청산 중 통매각 최우선 추진하는 듯 SC제일은행·OK금융·DGB금융 인수 후보 거론
[시사신문 / 임솔 기자] 한국에서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사업 부문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통매각’ 방안을 최우선으로 매수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 전체 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최근까지 각 지점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옵션 중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직원들과 조직을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언급했다.
씨티은행은 이를 위해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 2곳을 통해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외국계인 SC제일은행과 O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5일 씨티그룹은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하고 기업금융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아시아,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의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을 포함한 해당 지역 내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씨티그룹은 이번 결정이 한국을 포함한 특정국가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룹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 할 사업부문에 투자 및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지난달 말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사회를 열고 국내 소매금융 사업부문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논의했다.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의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으나, 구체적 일정이나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내부적으로 매각 목표 시한을 별도로 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은행 안팎에서는 아무리 늦어도 연내에는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씨티은행 노조는 분리매각, 자산매각(철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7일 금융노조와 함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면담을 한 후 ▲출구전략 과정에서 노조 참여 보장 ▲전직원 고용 보장 등 노조 측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