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맞수 될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출마 후보 누구?
충남 3선 김태흠·울산 4선 김기현·강원 4선 권성동·경기 3선 유의동 등 4파전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새 원내대표로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을 내세운 가운데 그의 맞수가 될 국민의힘 원내사령탑 자리를 놓고 다선 의원들이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원내대표 임기가 1년이어서 당장 전당대회 준비는 물론 내년 3월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원내에서 당을 잘 이끌어가야 된다는 점이나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 등 대선 전 정계개편 문제와 관련해서도 적극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에 오를 의원은 그 어느 때보다 중임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런 만큼 김태흠·김기현·권성동·유의동 등 벌써 4명의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18일 가장 먼저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태흠 의원은 충남 보령·서천에서 내리 3선을 한 의원으로 과거 친박으로 분류됐던 인물이었으나 지난 2019년 11월에는 영남권, 서울 강남 3구 등 3선 이상 의원들을 겨냥해 증진 용퇴론을 주장하는 등 당 혁신을 외치면서 친박과도 거리를 뒀고 이번 원내대표 출마선언에선 특유의 ‘강한 투쟁력’을 내세운 것은 물론 모든 원내전략을 정권 창출에 맞추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권에서 김 의원이 나왔다면 같은 날 오후엔 울산시장을 역임했으며 울산 남구을에서 4선에 성공한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는데, 그는 출마자 중 유일하게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영남 출신임을 의식한 듯 지난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선 “2011년 이후 약 10년 동안 부산·울산·경남 출신의 원내대표가 한 분도 없었다”고 강조한 데 이어 “부울경 지역이 스윙보트 지역인데 여기에서 당의 지도부 얼굴이 1명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여 당내 일각의 ‘영남 견제’ 기류에 반발하기도 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당사자란 점을 적극 내세워 “현 정권의 핍박에 맞서 싸워 이긴 강단이 있고 그 과정에서 도덕성이 검증받았다”면서 자신이 적임이란 주장을 펼쳤는데, 다만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합류와 관련해선 “상대방 의사도 묻지 않고 앞으로의 행동에 관해 얘기하면 예의가 아니다. 오히려 야권 통합에 지장이 된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한 반면 홍준표계로 꼽혀온 인사답게 홍 의원 복당엔 적극 찬성하는 것은 물론 2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선 홍 의원 등이 윤 전 총장보다 모자라지 않다면서 자생력을 먼저 키워야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4선 중진으로는 그와 마찬가지로 홍 의원 복당을 주장해온 4선의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이 지난 19일 출마선언을 했었는데, 하지만 윤 전 총장에 대해선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도 만약 정치할 생각이 있다면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선택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라고 러브콜을 보내는 등 김 의원과는 다른 반응을 내놓은 데 이어 “강경보수라든가 거리에서 집회, 시위 같은 부분을 단절하고 중도로 향하는 우리 당 정책에 공조해야 한다”고 중도 지향성을 드러내는 차이를 보였다.
과거 바른정당에서 활동했던 만큼 중도보수 성향을 띠어왔던 권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출마 선언에서도 4·7보궐선거 결과를 들어 “보다 중도적이고 외연 확장에 유리하다고 평가된 후보들이 국민 여론조사에 의해 당의 후보로 선택됐고 결국 승리했다. 그동안 양극단 지지층에 의존해 온 진영 논리에서 탈피하여 상식과 합리로 가라는 국민적 요구의 결과”라며 “중도, 합리의 시대를 열어 국민의 마음속으로 가겠다”고 공언해 앞서 핵심지지 기반을 중심으로 자생력을 우선 역설한 일부 후보와는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지난 20일 수도권 출신이자 후보군 중 가장 젊은 유의동 의원(3선·경기 평택을)까지 4번째 주자로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는데, 지난 21대 총선 당시 유승민 전 의원의 바른미래당 출신 복당파 중 유일하게 수도권에서 당선된 의원이기도 한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지역, 세대 확장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호남동행 등 노력을 통해 지역 확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주장한 데 이어 “2030세대의 언어로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젊은 사고와 변화를 따라잡는 능력이 필수”라고 강조하는 등 외연 확장에 방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고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국민의힘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편 4명의 원내대표 후보들은 아직 당 차원의 경선 토론회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일단 오는 22일 초선의원들의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난상토론보다는 각자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오는 30일 열릴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앞으로 열흘 남짓한 경쟁에서 이들 중 누가 가장 의원들의 지지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