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이의 행복일기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KBS 2TV <인간극장>의 주인공으로 소개되며 우리 사회에 신선한 감동을 전해준 스물 여섯살 아가씨. 이지선우연히 그녀의 홈페이지에서 사연을 보았을때 난 그냥 창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겪은 사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또 다시 그녀를 TV에서 만났을땐 그녀가 밝은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지금 책으로 그녀를 만난다. 눈물과 함께 읽은 그녀의 희망일기. 그녀가 불쌍해 보여서도 동정해서도 아니다. 다만 나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그녀는 1978년에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를 재학중이던 대학교 4학년 2000년 7월 30일, 그녀의 인생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빠와 함께 승용차로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 55퍼센트에 3도 화상을 입은 것이다 한 음주 운전사가 낸 6중 추돌 사고의 희생자였다. 7개월간의 입원, 11차례의 수술,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치료… 3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더 이상 예전의 곱던 얼굴은 찾아 볼 수 없다. 온몸에 화상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선이는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행복한 인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힘들고 아팠던 그 시간이 오히려 그때부터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되었다고 말한다.거북이 아빠, 은근 계모 그리고 오까사고 이후 이지선 본인 못지 않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이들은 바로 그녀의 가족일 것이다. 눈을 감지 못하고 자는 딸 옆에서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던 엄마. 함께 숨쉬고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엄마가 있었기에. 엉망이 되어버린 딸이지만, 밥도 혼자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는 딸이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지켜보는 가운데 다시 아기 지선이를 키울 때의 마음을 경험할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드리는 아빠가 있기에. 우리의 잘못은 하나도 없는 사고였지만 옆에 있었는데도 완전히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하나로 너무 힘들어하는 오까. 그들이 있었기에 씩씩한 지선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야말로 천상의 사랑으로 똘똘 뭉쳐 이를 악물고 그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이겨냈다. 그녀는 종교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하나님이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까지 하시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의 실수로 조기 종영 위기를 맞을 뻔했던 이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언제까지 고난을 받을지 아직은 모릅니다. 그러나 곧 감독이신 하나님께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로 멋진 해피엔딩를 이루실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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