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불량자 322여만명 돌파, 사상최고치 기록

개인 신용불량자 322만5168명 시대. 최근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신용불량자가 대거 양산되고 있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더구나 남편의 실직으로 어려운 생활고를 피하기 위해 사용한 카드빚이 3천여만원으로 늘어나자, 이를 값지 못해 빚독촉으로 고통받다가 자녀와 동반 투신자살한 30대 주부의 죽음은 서민들의 고달픈 생활상을 반영하는 한 부분이다. '자동차 대출' 명목으로 30% 수수료 챙겨2년전 연체된 카드빚을 값기 위해 사채업소를 찾은 임상철(가명)씨는 30%가 넘는 수수료를 챙기는 사채업자의 행태를 보고 기가 막혔다. 연체자를 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구렁텅이로 빠뜨려 자신만의 이익을 취하기 때문이다.임씨는 당시 화곡동에 위치한 주식회사 ㅈ기획이라는 곳을 이용했다. 이들은 신용금고를 소개시켜주고, 1백만원을 꿔 주면서 7만원의 소개비를 불법으로 받고, ㅅ캐피탈 아하론 패스 5백만원짜리를 발급해주면서, 소개비조로 9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임씨의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차를 사게 한 뒤 '자동차 대출'이라는 명목으로 캐피탈측과 연계해 되팔고, 20∼30%의 수수료를 챙겼다고 한다. 물론 카드깡은 기본이었다고.또한 ㅈ기획은 은행원들과 짜고 불법으로 카드를 발급해주는가 하면, 이 과정에서 신용도 없이 한도가 높은 카드를 발급, 수수료조로 30%가 넘는 어마어마한 폭리를 취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임씨는 현재 취업도 안돼 일용직으로 근근히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들은 연체자들을 구해주는 것이 아니라 연체자들을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자기네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나쁜 집단이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빚독촉 전화벨 소리에 가슴 떨려카드 5장을 사용하다 카드빚이 3천6백만원으로 늘어난 임희경(가명)씨는 L사의 여직원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달 7일 여직원은 임씨에게 "5백만원의 연체금을 입금시키지 않으면 채권팀에 넘어갑니다. 그쪽으로 넘어가면 회원님께 득될 게 없으니깐 보증인 구하셔서 대환대출하시죠"라고 말했다. 이에 임씨는 "내가 동생한테 사기를 당해서 카드대금이 연체가 된겁니다. 카드 한두개도 아니고 5개를 모조리 사고를 쳐 놔서 지금 당장 돈을 마련하기도 힘들고 더더욱 보증인은 구하기 어렵습니다. 돈이 생기는 대로 입금시켜 드릴께요"라고 답했다. 그런데 여직원은 '당장 돈을 입금하거나 보증인을 구해라. 소액 임금도 안되니까 무조건 다 임금시키라'며 막무가내로 말했다. 며칠뒤 L사의 남직원이 직장으로 전화를 해왔다. "딴 말 다 필요없고, 왜 돈을 안 갚아요? 아∼ 동생이 사고를 쳤다면 왜 당신이 쓴건 안 갚느냐고? 지금 돈 준비돼요? 안돼죠? 그럼 뭔가요? 돈도 준비 안된다, 보증인도 어렵다...그럼 막나가자는 말인데.... 알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당신네 집과 직장에 찾아갈껍니다"며 협박했다. "5개 카드가 모조리 연체중이라서 현재는 월급말고는 돈 나올데가 없는데....그것두 지급 급여압류가 들어와서 돈만들기가 어렵다구..."고 사정 얘기를 꺼냈지만 소용없었다. "아∼그건 당신 사정이고 돈을 썼으면 갚아야지. 안돼겠군. 법적조치해야지"라며 말을 꺼냈다. "무슨 법적조치를 하냐"는 말에 "당신은 알꺼없잖아요? 법적조치 할껀 쌔고 쌨으니깐 걱정하지 마요. 결론 나왔네요. 그쵸? 당신하고 할 말 없고 전화 끊어요"라고 끝냈다. 임씨는 이 전화 통화 이후 손이 떨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고, 카드회사로부터 오는 빚독촉 전화에 벨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떨린다며 동생의 사고친 대가가 너무 커 한숨만 나온다며 말문을 닫아버렸다.신용사회구현연대 게시판에 '절대로 사채업자들을 찿아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ID solt74는 "신용불량자(이하 신불자)들 대부분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카드가 연체 됐다고 사채업자를 찿아가면 큰 낭패를 보기가 쉽다. 사채업자들은 자동차 대출, 인테리어 대출 등으로 신불자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뱃속을 챙기고 있다. 생활정보지에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하다고 해놓고, 사채업자들은 신불자를 이용해 이중고를 겪게 한다"며 "정말 나쁜 사람들이죠. 사채업자들이 땀의 가치를 알까요? 사채업자들은 불법으로 대출을 받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마어마한 폭리로 신용불량자들을 두 번 울린다. 정부와 검찰은 신용불량자들을 이용해 어마어마한 폭리로 돈을 갈취하는 사채업자들과 한판 전쟁을 치뤄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고 밝혔다.협박 일삼은 사채업자 줄줄이 구속카드빚을 갚지 못해 사채를 쓴 사람들이 엄청난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하자 사채업자들이 협박과 폭력을 일삼는 등의 행사를 취해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서울 서부경찰서는 4일 지난 5월 20일 오후 3시경 서울 은평구 수색동 빌라 건축현장 사무실에서 강정영(56.가명.건축업)씨가 공사비 명목으로 빌린 4천만원을 갚지 못하자 강씨를 협박, 건축중인 빌라 1동 중에서 빌라 1채(1억6천만원 상당)를 넘기겠다는 공증을 강제로 받아낸 혐의로 차영업(42. 가명.사채업)씨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에서 사채업을 하고 있는 김상혁(34.가명)씨는 2000년 7월경 2억원을 빌려간 김혁준(30.가명)씨가 부도로 채무를 갚기 어렵게 되자 채권확보를 위해 배준용(30.가명.무직)씨를 시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가족을 가만 안두겠다'고 위협, 5차례에 걸쳐 폭행하고 3천600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로 달서경찰서는 김상혁씨와 배준용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충북 기동수사대는 5일 돈을 갚지 않는다며 채무자를 폭행하고 땅을 빼앗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기준(43.가명.건축업.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이형재(31.가명.무직)씨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달아난 이씨와 함께 지난해 11월 25일 오후 10시경 충주시 앙성면 용포리 모 장애인 사무실에서 돈을 갚지 않는다며 이준기(50.가명농업.충주시 앙성면 돈산리)씨를 때리고 강제로 소유권을 이전, 이 씨의 논 1980㎡(시가 1천여만원)를 빼앗은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00년 4월 이씨에게 500만원을 빌려주면서 월 10부의 고리를 적용해왔다. 전국은행협회 이건범 연구위원은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방안'에서 신용불량자문제의 해결을 위한 제언으로 ▲신용불량자등록제도 폐지 ▲신용불량자라는 문구를 법령에서 삭제하는 등 신용불량자 등록제도 폐지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인원확충 등을 통해 현재 도입돼 있는 개인워크아웃제도의 효율성 제고 필요 ▲개인워크아웃과는 달리 개인회생제도만이라도 조기 도입 ▲신용불량문제 발생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으로 신용교육 강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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