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A와 T.M stevens 그 역사적 협연/b>

DOA 그 존경스러운 이름 지난 6월 21일과 22일 양일 간 게이트인 서울 공연이 펼쳐진 서울 잠실 올림픽보조경기장. 앵무새가 판치는 우리 대중음악계 현실에서 락 음악의 영광을 다시 재현해 매니아들의 숨통을 띄어준 음악세례가 쏟아졌다.이 날 한자리에 모여 순수한 열정과 젊음을 소진하던 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음악의 문, 청각과 오감의 문이 열리고 그 사이로 스며드는 생에의 경외와 열정의 세례를 흠뻑 맞으며 극단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기타의 울음에 젖고 있었다. '한국의 우드스탁'을 주창하며 국내 정상의 록음악인 38개 팀이 한자리에 모여 펼친 '게이트인서울' 이틀 간 공연의 하이라이트 중에 하이라이트는 단연 김태원,김도균,신대철. 국내 거장 기타리스트 3인의 프로젝트그룹 D.O.A와 T. M stevens의 협연이었다. 이날 이들의 협연에 대해 팝 칼럼니스트 이태민씨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라는 단말마의 표현으로 그 밤 함께 한 축복스런 목격자들만의 황홀지경을 표현한다. 락 음악인들을, 특히 이들 관록의 세 기타사나이들을 동경하는 어린 눈으로는 이들은 6줄 기타로 혼의 소리를 뽑아내는 존경스런 수도자로 비쳐졌다. 이들의 연주는 '그 손에 무엇을 들고 있든, 그 무언가에 진실한 혼을 담고 한 우물을 파며 깊이 천착하면 '한 세계를 확장시키고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안겨주는 바로 그 것이었다. DOA가 이번에 내놓은 Dead Or Alive 앨범에 수록된 '희야, 뛰는 개가 행복하다' 외에 락 고전 명곡들의 연주가 무르익어 관람객들을 취하게 할 즈음, 세계적인 헤비메탈 펑크베이스 연주자 T. M stevens가 등장했다. 마치 제의의식을 수행하는 어느 아프리카 부족 제사장 같은 무대분장을 하고 나타난 T. M stevens. 자메이카 출신의 뉴욕커인 그가 특유의 검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베이스 기타 선 위로 뿜어내는 마술은 감히 지미핸드릭스가 연상될 만큼 이국적인 매력을 한껏 담고있는 야성적이고도 주술적인 것이었다. 특히 DOA와 애드립을 곁들여 장장 20여분간 함께 연주한 'Rock In korea'는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리허설 시 스티븐스가 우리와 함께 이 곡을 연주해 보고 눈물을 흘리더라'는 공연 중 박영철의 발언은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스티븐스가 베이스 솔로를 하던 중 그 기다란 손가락에 의해 베이스 스트링 하나가 끊어지는 해프닝도 발생했는데, 끊어진 스트링을 던져 버리고 3줄로 계속 슬랩하는 연주실력은 가히 광란의 연주라 할만했다. 관람객들은 '저게 진짜 베이스야? 마치 기타인 듯 연주한다"며 감탄했다. 검은 대륙의 원시적 제사장의 낯선 이미지를 지닌 스티븐스는 애드립 연주 속에서 한국거장들과 취해있었고 결국엔 그가 할 수 있는 유쾌한 최고의 찬사로 '한국의 최고 그룹 DOA와 함께 공연하게 되어 영광이다. Korea So Sexy!'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거의 90분이 넘는 공연의 엔딩곡으로 High way star를 연주한 DOA. 이 황홀한 기타선율. 거장의 경지에 오른 음악인들이 기타로 써내는 음악에의 치열한 사랑고백에의 희열감을 우리들의 피는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함께 음악을 통해 맛본 절정감에의 기억은 지금까지의 일상의 경험을 초월한 또 다른 한계자극으로 세포에 각인될 것이다. 일렉기타에 취하는 황홀한 오르가즘눈을 감고 있으면 마치 블랙홀에 흡입되는 듯한 기타 당김음의 호소력. 절정까지 끌어져 올랐다가 부서져 몸 안에서 여운처럼 떨리는 일렉기타. 듣는 이를 멍한 공황상태에 이르게 하는 기타의 울음- 이 얼마나 아름다운 엑스타시, 황홀한 오르가즘이었던가. 청자를 취하게 하는 거장 특유의 절제된 가운데 사이키델릭한 헤비선율 속에는 이들이 지나온 20년 동안의 음악생활의 고뇌와 고백이 녹아있기에 3대의 기타와 한대의 베이스는 마치 성스런 전투에 나선 전사들의 칼, 그 스스로가 소리를 얻어 일상 저 너머의 초월을 꿈꾸게 하는 칼과도 같아 보였다. 특히 공연 초반부에 멤버소개 시의 박영철의 표현대로라면 '항상 시리어스하고 진지한 기타리스트' 김태원 특유의, 극도로 절제되고 티 나지 않게 잘치는 과장이 배제된 정확한 연주 또한 매우 인상적인 것이었다.수없이 제련된 쇠칼로 외롭게 싸우는 모습처럼 그들은 기타 한 대로 충분히 존경스럽고 또 치열했다. 처음에는 열광하다 마취성이 있는 연주에 차라리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어 버리게 만드는 이들의 협연은 그야말로 한국 대중음악 공연계의 기념비적 공연으로 남을만한 훌륭한 것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 축복의 세례에 몸을 적셨던 이들은 단지 300여명 남짓이었다는 것이다.락 음악은 고독하다. 그리고 모름지기 락 음악은 영원히 상처 입은 자들을 위무하는 아름다운 아웃사이더의 사상을 지니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국내 락 음악의 수호자인 이들 3인 방이 짊어진 이름은 이들에게 참으로 어울리는 영광스러운 훈장이자 무거운 과제다. Dead Or Alive (죽기 아니면 살기). 죽기 살기로 기타로 사랑하며 외로운 락 음악계를 지키는 이들에 고개숙여 존경과 한없는 애정을 표한다. 아름답게 미친 이들이여......그대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떠나지 말기를........... 마지막 스피드 메탈의 진수를 보여주는 감마레이의 공연이 끝난 뒤 모든 공연이 끝난 시간은 예정보다 2시간이 지나 버린.. 새벽 1시. 암묵적인 동지애로 뭉쳐진 긴 그 시간까지 남아있던 300여명 남짓한 관람객들은 아름답고, 꽉 찬 사운드의 여운과 사랑의 메시지가 떠도는 잠실벌의 밤하늘 홀로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았다. <게이트인서울2003 방송안내>. MBC 수요예술무대 [6월 26일]. SBS 금요컬쳐클럽 (인터뷰 & 공연스케치) [6월 27일 오전 11:30]-다시보기 이용 가능. 경인방송 뮤직엔조이 공연실황 [6월 28일, 7월 5일 오후 6:05]. 경인라디오방송 '라디오개국특집' [6월 30일 ~ 7월 4일 02:00~06:00]6월 21일과 22일에 열렸던 공연의 전체실황을 5일에 걸쳐 (총 20시간) 새벽에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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