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옆자리에 앉은 자신의 어깨와 등을 은근슬쩍 만지는 행동을 했다"

최근 대학 교내에 '성폭력 교수 퇴진'이라고 써놓은 플래카드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한동안 잠잠하던 성폭력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대학가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막강한 지위를 악용해 여학생들에게 접근, 성폭력을 하는 교수들은 정직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아 다시 교단에 올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시판 통해 교수 부도덕성 제기 한국교원대 대학원생을 성희롱한 혐의로 불구속된 L교수는 정직 3개월 처분의 징계를 받아 학생과 시민단체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고, 학교측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강릉대 O교수는 성폭력과 성희롱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법적 싸움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대에 재학중인 한 여학생이 교수로부터 학점을 미끼로 성추행이 의심되는 행동을 당했다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실명으로 기재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북대 법대 행정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김모양은 지난 1학기에 교양 과목을 수강했다. 김양은 지난 26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여학우 여러분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ㄷ학과 모 교수의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글을 게재했다.담당교수를 찾아간 김양은 성적이 잘못 처리된 것 같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교수는 "4학년인데도 아직 1학년 같이 예쁘다"면서 "A+로 성적을 올려 줄테니 절대 아무에게 말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교수는 또 "시험지 채점이 끝나면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제안하면서 김양이 제출한 레포트의 잘못된 점을 지적, 자신의 옆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고 한다. 김양은 "옆자리에 앉은 교수가 은근슬쩍 자신의 어깨와 등을 만지려 했다"면서 "평소 수업시간에 농담도 잘하고 학생과 잘 어울리는 쾌활한 성격의 교수라 이상한 쪽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 참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급기야 손을 살짝 잡기도 하고, 양손으로 볼을 만지는 등 수위를 넘은 행동을 보여 자리를 피하자 교수는 "가까이 오라"며 요구를 했다고 한다. 연구실을 박차고 나온 다음날 "학생수 계산을 잘못해 성적을 올려줄 수 없다"는 내용의 e-메일이 교수로부터 왔다고 김양은 밝혔다. 사건의 파장이 불거질 것을 염려해 글을 올리기 전 많이 망설였다는 김양은 "교수님이라고 부르기조차 싫다"며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각성, 진정한 교육자로 거듭나길 바란다"면서 여학우에게 이런 교수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진위여부 확인되지 않아 학생 글 모두 삭제 경북대측은 지난 27일 학생들의 항의 글이 홈페이지에 잇따르자 30일 관련 글들이 개인의 신상.명예와 관련된 내용이고, 현재로서 그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양의 글과 학생들의 붙임 글들을 모두 삭제했다. 경북대 이민형 학생처장은 "해당 학과에서 교수회의를 소집, 진상을 조사했지만 담당교수와 학생의 말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며 "본부차원에서 정확한 경위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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