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로 다시 나뉘는 한국 기독교계

우리나라 헌법 20조 1항에는 "종교의 자유"가 명시되어있다. 종교의 자유는 신앙선택의 자유와 신앙불표현의 자유, 종교적 행사의 자유와 종교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끝으로 포교활동과 종교교육의 자유를 포함한다. 이러한 종교 자유를 거론하며 변론할 만할 사건이 있었다. 이는 두 교회의 신도들 간에 있었던 일이다. (두 교회의 이니셜은 같은 S이므로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고 교세가 큰 한 쪽의 교회는 대문자S로 표기하고, 교파도 가지지 못한 작은 교회는 소문자 s로 표기하도록 하겠다.)지난 25일 일요일. s교회의 오후예배 시작 즈음에 교회 밖에서 윽박지르는 소리가 있었다. 상황인즉, s교회의 한 신자가 S교회에 선교활동을 한 연유로 그것을 불쾌하게 생각한 S교회의 안전부장이라 불리는 담당자와 그와 동반한, 누가 보아도 두려울만한 체구 좋은 젊은 남자 6명이 교회를 뒤엎겠다며 찾아 온 것이다. 교회에 대한 비방과 선교활동을 벌인 여신자를 내오라는 등 위협적인 분위기에 s교회 측에서는 경찰에 신고하였고, 결국은 S교회를 상대로 선교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s교회 신자의 다짐과 이 일로 위협적인 방문을 하지 않겠다는 S교회의 다짐으로 그 일은 조용히 마무리 되었다. 이는 몇 가지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우선은 교회 간의 갈등이 왜 폭력으로 대응되는가 하는 한숨섞인 의문이다. 그것은 거대한 조직을 움직이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안전부"의 역할일 수밖에 없는가 하는 불분명한 답변을 할 도리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는 왜 같은 교회 안에서 선교를 해야하고, 왜 그 선교를 그토록 불쾌하게 생각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의 기저에는 거대한 한국 기독교의 갈등이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 기독교는 두 개의 길로 나뉘어 흘러가고 있다. 하나는 교회일치라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대표적인 단체인 WCC가입 및 활동의 길이요, 다른 하나는 WCC가입 거부의 극보수의 길이다. 이러한 두 길에서 각각 나아가고 있는 S교회와 s교회 간의 이번 갈등은 사소한 동네 싸움일 수가 없는 일이다. 일제 시대하에서 신사참배를 둘러싼 한국 기독교계의 두개의 갈림길과 같이 타협이냐 비타협이냐 하는 갈등선상에 놓여있는 것이다. WCC에 긍정적인 S교회는 그를 반대하고 비타협과 보수의 기독교 신앙을 가지자는 s교회의 포교활동이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니, 종교의 자유에 대해 거론한다 하여도 그리 포용적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비록 표면적으로는 작은 갈등이지만 기저에 꿈틀대는 한국 기독교의 갈등은 쉽게 작다 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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