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으로 이루어진 밴드 푸른새벽은 내면의 상념과 침잠이 어우러진 아스라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베이스 없는 인디 록 듀오푸른새벽은 dawn(보컬)과 sorrow(기타)로 이루어진 듀오다. 공연이나 음반 녹음 시 세션 드러머가 참여하거나 드럼머신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푸른새벽의 사운드에는 베이스가 없다. 기본적으로 이런 편성은 미국 거라지 록 리바이벌의 선두주자 화이트 스트라입스를 연상케 한다. 즉 남성과 여성 2인조에다 베이스 기타리스트가 없는 구성. 플라스틱 피플 또한 이러한 편성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한국에서도 일종의 유행을 이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화이트 스트라입스나 플라스틱 피플은 남성 보컬리스트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푸른새벽은 여성 보컬리스트 dawn의 독무대라는 점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새벽녘처럼 아스라한 사운드푸른새벽은 이름 그대로, 꿈에서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채 새벽녘을 맞이하는 듯, 무척이나 아스라한 기운을 선사한다. 전반적으로 사운드는 내면으로 자꾸만 침잠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dawn의 보컬은 내성적인 여림이 물씬 풍겨난다.장르로 볼 때 이러한 스타일의 사운드는 '드림 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몽환적인 효과를 노리는 이펙트로 가득한 전기 기타와 보컬이 한데 어우러지고, 비트는 기계적이라 할 수 있을만큼 규칙적이다. 노랫말 또한 안으로 삭이려는 듯한 마음의 상념, 때로는 뜻 모를 의식의 편린으로 가득하다. 이 음반에는 독특한 '뭉침'이 있다. 37분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대에 담긴 11개의 수록곡은, 각각의 개별적인 노래들이라기 보다는 '푸른새벽'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서 움직이는 유기적인 성격을 지닌 듯 싶다. 즉 좋게 말하면 '컨셉성'내지는 통일감이 있다는 뜻이고, 나쁘게 표현하자면 "그 노래가 다 그 노래인 듯"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아련한 감정을 시종일관 끌고 나갈 수 있는 저력은 쉽게 간과될 수 없는 푸른새벽만의 장점이다. 카바레에서 지루박만 추는 건 아니야!<푸른새벽>은 이들의 첫 번째 음반. 인디 레이블로서는 상당히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카바레에서 발매되었다는 점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대개 카바레 레이블,하면 트로트에 대한 무한한 경의를 보이는 볼빨간이나 1950년대 스타일의 복고풍 로큰롤을 연주하는 오!부라더스, 아방가르드 턴테이블리즘을 추구하는 곤충스님 윤키 등이 퍼뜩 떠오르기에, 푸른새벽 같은 '고상한' 취향의 밴드는 언뜻 의외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카바레 레이블이 '튀는' 음악뿐만이 아닌, 메리 고 라운드나 은희의 노을 같은 '서정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밴드들의 음반도 충분히 발매해 왔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푸른 새벽 또한 카바레 레이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훌륭한 사례다.
저작권자 © 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